10월 13일 오늘의 역사: 69일 만의 생환과 봉인된 체포 명령서

2026. 10. 13. 07:31·오늘의 역사

10월 13일 오늘의 역사: 69일 만의 생환과 봉인된 체포 명령서

69일 동안 땅속 700미터에 갇혀 있던 서른세 명이 한 명씩 지상으로 올라온 날이다. 703년 전 같은 날짜 새벽에는 프랑스 전역에서 왕의 봉인 명령서가 일제히 뜯겼다. 시카고 솔저필드 주차장에서 첫 상용 휴대전화 통화가 걸린 날도 10월 13일이다.

① 2010 — 69일, 700미터, 33명

갱도가 무너진 직후인 2010년 8월의 산호세 광산 (사진: desierto_atacama, CC BY-SA 2.0, 위키미디어 커먼즈)

사고는 8월 5일에 일어났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 코피아포 북쪽 45킬로미터 지점의 산호세 구리·금 광산에서 갱도가 무너졌고 작업 중이던 33명이 지하 700미터, 입구에서 5킬로미터 떨어진 대피소에 갇혔다.

17일 동안 지상은 그들이 살아 있는지 알지 못했다. 8월 22일, 여덟 번째 시추공이 대피소 공간을 뚫었고 끌어올린 드릴 비트에 쪽지 한 장이 묶여 있었다. "Estamos bien en el refugio los 33" — 대피소의 33명 모두 무사하다. 광부 호세 오헤다(José Ojeda)가 쓴 문장이었다.

구조는 세 개의 시추 계획을 동시에 돌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중 'B안'이 먼저 닿았다. 9월 5일 투입된 장비는 원래 우물을 뚫는 데 쓰는 굴착기 슈람 T130XD였고, 10월 9일 오전 8시 5분 대피소를 관통했다. 칠레 해군이 NASA의 조언을 받아 만든 지름 54센티미터의 구조 캡슐 '페닉스 2호'는 사람 한 명이 겨우 들어가는 크기로, 암벽에 긁히지 않도록 스프링이 달린 바퀴와 산소 공급 장치, 마이크를 달았다.

10월 12일 밤 11시 55분 첫 번째 광부 플로렌시오 아발로스(Florencio Ávalos)를 실은 캡슐이 올라오기 시작해 16분 뒤 지상에 닿았다. 그리고 13일 밤 9시 55분, 사고 당시 교대조를 지휘하며 식량 배분을 통제한 작업반장 루이스 우르수아(Luis Urzúa)가 마지막으로 올라왔다. 69일, 사망자 없음. 갱도 붕괴 사고에서 이 조합은 전례가 없었다.

 

② 1983 — 주차장에서 걸려온 첫 통화

모토로라 다이나택과 현대 스마트폰

1983년에 공개된 모토로라 다이나택 8000X(왼쪽)와 오늘날의 스마트폰 (사진: Umut Çolak,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커먼즈)

1983년 10월 13일, 시카고 솔저필드 주차장에 크라이슬러 컨버터블 한 대가 서 있었다. 차 안에서 아메리텍 모빌 커뮤니케이션스 사장 밥 바넷(Bob Barnett)이 차량용 전화기를 들어 독일로 전화를 걸었다. 받은 사람은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증손자였다.

이 통화로 미국 최초의 상용 셀룰러 네트워크가 개통됐다. 전파를 작은 '셀'로 쪼개 주파수를 재사용하는 방식은 1940년대부터 연구되던 개념이었지만, 주파수 배분과 면허를 둘러싼 규제 절차에 수십 년이 걸렸다.

같은 해 3월 공개된 모토로라 다이나택 8000X는 무게 1.1킬로그램, 안테나까지 길이 약 25센티미터였다. 통화 가능 시간은 30분, 충전에는 10시간이 필요했다. 이듬해 4월 매장에 깔릴 때 가격은 3,995달러였다.

휴대전화가 사치품에서 생활용품으로 넘어가는 데는 그 뒤로 15년 가까이가 더 걸렸다. 출발점은 축구 경기장 주차장에 세워둔 차 한 대였다.

 

③ 1903 — 첫 월드시리즈, 8차전

1903년 월드시리즈 경기 장면

1903년 10월의 월드시리즈 경기 장면. 길 건너 창고 옥상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위키미디어 커먼즈)

1903년 가을, 생긴 지 3년 된 아메리칸리그와 기존 내셔널리그가 처음으로 챔피언전을 치렀다. 보스턴 아메리칸스(지금의 레드삭스)와 피츠버그 파이리츠가 9전 5선승제로 맞붙었다.

파이리츠가 3승 1패로 앞섰다. 그 뒤 보스턴이 내리 네 경기를 가져갔다. 10월 13일 보스턴 헌팅턴 애비뉴 구장에서 열린 8차전에서 선발 빌 디닌(Bill Dinneen)이 4안타 완봉으로 3대 0 승리를 지켰고, 시리즈는 5승 3패로 끝났다.

관중은 7,455명이었다. 첫 월드시리즈의 마지막 경기치고는 한산한 숫자다. 이듬해 내셔널리그 우승팀 뉴욕 자이언츠가 '신생 리그와는 붙지 않는다'며 대결을 거부해 월드시리즈는 한 해를 건너뛴다. 1905년부터 다시 열렸고, 그 뒤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④ 1881 — 카페에서 되살아난 언어

예루살렘 자택 책상에 앉은 엘리에제르 벤예후다

1912년 무렵 예루살렘의 책상에 앉은 엘리에제르 벤예후다 (사진: Shlomo Narinsky,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커먼즈)

19세기 히브리어는 기도와 경전, 문서의 언어였다. 읽고 쓰는 전통은 끊기지 않았지만, 1,700년 가까이 어느 공동체의 모어도 아니었다. 아침에 뭘 먹을지, 날씨가 어떤지를 히브리어로 주고받는 집은 없었다.

1881년 10월 13일, 파리 몽마르트르 대로의 한 카페에서 엘리에제르 벤예후다(Eliezer Ben-Yehuda)가 친구와 히브리어로 대화를 시도했다. 현대 히브리어로 이뤄진 최초의 대화로 기록된 장면이다.

대화는 수시로 막혔다. 자전거, 수건 같은 근대 사물을 가리킬 단어가 없었고, 하필 카페에 앉아 있는데 '커피'에 해당하는 말도 없었다. 벤예후다의 이후 수십 년은 이 빈칸을 채우는 작업이었다 — 성경과 미슈나의 어근을 조합해 새 단어를 만들고, 신문 『하츠비』를 발행하고, 사전을 편찬했다.

같은 달 그는 야파에 도착해 아내에게 앞으로 집에서 히브리어만 쓰자고 선언했다. 그 집이 히브리어를 쓰는 첫 가정이 되고, 첫아들 벤치온(뒤에 이타마르 벤아비)이 히브리어를 모어로 배운 첫 아이가 된다. 오늘날 히브리어 사용자는 900만 명 규모다.

관련 글 — 한 사람이 되살렸다는 이야기: 히브리어를 모어로 만든 교실과 표결

 

⑤ 1307 — 같은 날 아침 뜯긴 봉인

자크 드 몰레를 그린 1806년 회화

프랑수아 플뢰리리샤르가 1806년에 그린 「템플기사단 총장 자크 드 몰레」 (위키미디어 커먼즈)

템플기사단은 십자군 시대에 순례자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수도 기사단이었지만, 200년 사이 유럽 전역에 거점을 둔 금융 조직으로 성장했다. 예치·송금·대출을 취급했고 채무자 중에는 프랑스 국왕도 있었다.

1307년 9월 14일, 프랑스 왕실 상서국에서 전국의 지방관에게 밀봉 명령서가 발송됐다. 왕의 인장으로 봉한 문서에는 13일 전날까지 뜯지 말라는 조건이 붙었다. 10월 13일 아침, 봉인이 일제히 뜯겼고 총장 자크 드 몰레(Jacques de Molay)를 포함한 수백 명이 같은 시각에 체포됐다. 재산은 압류되고 목록이 작성됐다.

필리프 4세(Philippe IV)가 내건 혐의는 이단과 우상숭배였다. 피의자들은 고문 끝에 혐의를 인정했고, 오늘날 역사학자들은 그 자백과 혐의 자체를 조작된 것으로 본다. 왕은 플랑드르 전쟁으로 재정이 바닥난 상태에서 기사단에 추가 대출을 거절당한 뒤였다. 자백은 왕의 채무를 지우고 기사단 재산을 국고로 옮기는 근거가 됐다. 기사단은 1312년 교황령으로 해체되고, 몰레는 1314년 파리에서 처형된다.

1307년 10월 13일은 실제로 금요일이었다. 그래서 '13일의 금요일' 미신이 여기서 나왔다는 설명이 널리 퍼져 있다. 다만 연구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13'이 불길하다는 관념과 '금요일'이 불길하다는 관념은 각각 오래됐지만 둘이 한 묶음으로 묶인 흔적은 20세기 이전에 거의 없고, 1907년 출간된 소설 『13일의 금요일(Friday, the Thirteenth)』이 그 결합을 대중화한 계기로 지목된다. 600년 뒤에 붙은 이야기라는 뜻이다.

 


오늘의 단신

  • 2019: 브리지드 코스게이가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 14분 4초로 여자 마라톤 세계기록을 세운다.
  • 1946: 프랑스가 국민투표로 제4공화국 헌법을 채택한다.
  • 1923: 앙카라가 튀르키예의 수도가 된다.
  • 1917: 포르투갈 코바 다 이리아에 약 7만 명이 모여 이른바 '태양의 기적'을 목격했다고 증언한다.
  • 1908: 마거릿 트래버스 시먼스가 영국 하원 본회의장에 뛰어들어 발언한 첫 여성이 된다.
  • 1892: 에드워드 에머슨 바너드가 사진 관측으로 혜성을 발견한 첫 사례를 남긴다.
  • 1885: 애틀랜타에 조지아 공과대학이 설립된다.
  • 1792: 워싱턴에서 대통령 관저의 초석이 놓인다. '백악관'이라는 이름은 1818년부터 쓰인다.
  • 1775: 대륙회의가 대륙해군을 창설한다. 미국 해군의 기원이다.
  • 54: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가 사망하고, 친자 브리타니쿠스가 아니라 양자 네로가 제위를 잇는다.

 

자료 출처
- 사건 데이터: Wikimedia On This Day API · 위키백과 10월 13일 문서
- 코피아포 광산 구조: 위키백과 2010 Copiapó mining accident · PBS NewsHour 타임라인
- 첫 상용 셀룰러 통화: 내셔널지오그래픽 교육자료 · RCR Wireless · 위키백과 DynaTAC
- 1903 월드시리즈 8차전: Baseball-Reference 박스스코어 · Retrosheet
- 현대 히브리어 첫 대화: 위키백과 Eliezer Ben-Yehuda · Jewish Virtual Library
- 템플기사단 체포·'13일의 금요일': History Today · 내셔널지오그래픽 · 위키백과 Trials of the Knights Templar

태그: 오늘의역사, 10월13일, 칠레광부구조, 템플기사단, 13일의금요일, 휴대전화역사, 현대히브리어, 월드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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